"좋은 팀을 구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기술 기반 스타트업을 위한 벤처 빌더, 퓨처플레이 한재선 CTO 인터뷰

인터뷰 일자 : 2016년 1월 중

퓨처플레이는 KAIST 박사 출신 3명이 설립한 회사로, 기술 기반 스타트업을 양성하는 회사입니다. 류중희 CEO는 INTEL이 350억에 인수했던 OLAWORKS의 설립자이며, 발명전문가 황성재 CCO는 KAIST 설립 이래 가장 많은 기술 이전을 성공시켰습니다. KT가 인수한 NEXR을 창업했던 한재선 CTO를 만나 퓨처플레이와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 들었습니다.

 퓨처 플레이 한재선 CTO(좌)와 KE 1기 멤버 감태병 학생(우)

퓨처 플레이 한재선 CTO(좌)와 KE 1기 멤버 감태병 학생(우)

퓨처플레이가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퓨처플레이는 설립한지 2년 정도 된 회사다. 그 당시 우리나라에 스타트업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었다. 하지만 쿠팡, 배달의 민족 등의 서비스 스타트업들이 위주였고, 기술 기반 스타트업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부분의 엔지니어들은 사업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 때문에,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동안 힘들고 두려운 시간들을 보내야만 한다. 어떻게 투자를 받아야 하는지, 홍보와 영업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구해야 하는지 등의 많은 고민들이 있을 수밖에 없다. 나와 류중희 대표 역시 창업당시에 그러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다.

우리나라에서 돈이 되는 회사는 서비스 기반 회사다. 사용자가 많은 서비스 기반 회사들은 몇 백억, 몇 천억 투자를 받지만, 기술 기반 회사들은 대부분 몇 십억 투자 받기도 어렵다. 미국의 경우에는 반반 정도로 분배되어 있다. 그래서 FITBIT이나 GOPRO 같은 회사들이 성공할 수 있었다. 엔지니어 출신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자라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었다.

우리는 스스로를 투자자라기보다는 벤처 빌더라고 부른다. 회사가 아닌 형태, 그냥 석박사 학생 혹은 회사원을 끌어내어 회사 형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허 문제, 법인 설립, 마케팅, 비즈니스 모델 수립 등을 지원함으로써,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퓨처플레이가 투자하고 있는 기업들

퓨처플레이가 투자하고 있는 기업들

한국 내에 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 혹은 큰 잠재력을 가진 기업이 있나요?

과거 성공 사례로 인텔이 인수한 OLAWORKS와 KT가 인수한 NEXR, ENSWERS가 있다. 최근에는 5ROCKS가 TAPJOY에 인수되었다.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사실 생각보다 있다. 이렇게 해외에 인수되는 기업들도 많기에, 퓨처플레이는 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해외 인수합병을 목표로 삼는다. 반면에 지역적 한계를 가지는 서비스 기반 스타트업은 해외에 인수되기 어렵다. 처음부터 미국에 법인을 세우거나, 미국에서 후속 투자를 받아서 현지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이는 회사를 지칭하기엔 어렵다. 업계의 비밀이라 어려운 것이 아니라, M&A가 늘 비밀스럽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IPO까지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에, 구체적인 회사보다는 분야를 말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요즘에 주목 받는 분야는 헬스케어다. 그러나 국내 법 때문에 제한이 있어, 처음부터 미국에서 출발하도록 지원하기도 한다. 빅데이터 회사와 인공지능 회사들도 뜨고 있다. 최근에는 뇌과학 회사들을 주의 깊게 본다. 2-3년 이내에 성과를 낼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투자자가 투자하고 싶은 기업들은 어떤 기업인가요?

이것은 의미 있는 질문이다. 투자자가 초기 회사의 무엇을 보는지를 묻는 것과 같다. 거의 모든 투자자들이 동일하다.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팀이다. 초기 회사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아이템이 좋다? 시장에 내놓아 봐야지만 알 수 있다. 아이템의 시장성이나 기술력이 좋다?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어렵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이 팀이 사업을 계속 이끌어갈 수 있는 역량을 가졌는지를 판단한다. 사업은 진행하면서 계속 바뀐다. 시장에 내놓아 봤을 때 반응이 좋지 않다면 바꿔야 한다. 이것을 피봇(PIVOT)이라 부른다. 조금씩 바꿔가면서도 끈질기게 유지하면서 밀고 갈 수 있는 팀인지를 본다. 스타트업을 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들 중 하나는 좋은 팀을 만드는 것에 시간을 많이 들이라는 것이다. 엔지니어만 모였다면, 비즈니스하는 사람을 끌어들여야 한다. 사업을 뜨는 첫 단계는 좋은 팀을 꾸리는 것이다.

 겉보기엔 평범한 책장이지만,

겉보기엔 평범한 책장이지만,

 사실은 숨겨진 회의실이다.

사실은 숨겨진 회의실이다.

좋은 팀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이 사업과 관련된 분야에서의 경험이 아주 중요하다. 충분한 연구 경력이나 사업 경력을 보유한 인재가 있는지, 인재들이 얼마나 균형적으로 구성되는지를 판단한다. 사업적인 면, 기술적인 면, 그리고 제품 기획적인 면이 조화를 이룬다면 최고다. 퓨처플레이의 구성원들이 엔지니어 출신이지만, 각자 다른 역량을 가지고 뭉쳤다. 따라서 어떤 전공을 공부했는지보다는, 어떤 회사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와 대학원에서 어떤 연구를 했는지가 중요하다.

초보 창업자들이 자주하는 실수가 있나요?

상당히 많다. 몇 가지만 얘기하자면, 초보 창업자들은 처음에 창업을 할 때 어디가 좋은 곳이고 나쁜 곳인지 모른다. 불량 멘토도 있고, 무슨 일을 하면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사람도 있다. 주변의 말을 잘 선별할 수 있어야 한다.

처음에는 어렵겠지만, 한 번이라도 엑싯(EXIT;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를 포함한다.)을 해본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 회사를 재무적으로만 평가하고 판단할 수 있는 사람들과, 사업을 한 번 하면서 이 경험이 몸에 녹아 있는 사람들은 다르다. 어렵지만 이렇게 바쁜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만들고, 이 분들에게 중요한 의사결정을 위한 자문을 받아라. 투자를 받을 때도, 본인과 잘 맞고 본인의 요구를 맞춰줄 수 있는 투자자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싶다.

다른 하나는 캐시플로우(CASH FLOW: 현금 흐름) 관리다. 특히 엔지니어 출신들이 현금 흐름 관리를 못한다. 만일 통장에 투자 받은 1억이 있다면, 이것을 지출하기 위한 계획을 잘 짜리 못한다. 회계나 재무를 했던 사람들은 확실하게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대충 감을 가지고 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직원이 세 명이고 1억이 있으니 대충 1년을 버틸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1년을 버틸 수 있으니, 6개월 이후부터 다음 투자를 받거나 정부 과제를 하려고 한다. 대략 6개월 전부터 준비를 시작하는데, 대기업이 같이 과제를 하자는 얘기가 오가고, 정부 과제에서는 상위 세 팀 안에 들었다. 대기업 과제와 정부 과제에서 각각 5억씩 들어오고, 3개월 이후에는 10억 정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3개월이 지나고 보니, 둘 다 떨어졌다. 이제 통장에 남은 돈이 바닥나기까지 3개월이 남았지만 대안은 없다. 이런 경우가 흔하다. 돈이 생기면 우선 사람을 뽑아 속도를 낼 생각을 하기 마련인데, 현금이 가져올 임팩트를 고려해야 한다. 지금 보유하고 있는 돈이 소비되는 것에 대해 상당히 신중하게 생각하여,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계획하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벤처캐피탈도 인턴을 모집하나요?

잘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VC나 엑셀러레이터들이 인턴을 많이 뽑는다. 퓨처플레이도 계속 뽑으려고 한다. 많은 목적이 있지만, 주로 시장을 조사할 때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가상현실이나 인공지능 분야의 시장을 인턴들이 관련 정보를 인터넷에서 조사하고 인터뷰하여 도움을 줄 수 있다. 퓨처플레이는 직접 개발까지 하기에, 포트폴리오 회사들이 공통적으로 필요한 모바일 앱의 프레임워크 혹은 백앤드 서버를 개발할 때도 인턴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게 VC들이나 벤처 빌더인 우리가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 몰라서 지원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사실은 여기 벤처캐피탈 업계에서의 인턴 생활이 본인의 시야를 훨씬 넓혀준다. 한 가지 일만 하는 회사에서 일하면, 깊어질 수는 있지만 시야가 넓어지진 않는다. 퓨처플레이는 다양한 분야의 회사들과 일하기 때문에 큰 공부가 될 수 있다. 특히 앞으로 사업을 할 생각이 있다면, 이런 곳에서 인턴으로 경험을 쌓아보면 상당히 좋을 것이다. 게다가 인적 네트워크도 쌓을 수 있다.

 류중희 CEO님

류중희 CEO님

 한재선 CTO님

한재선 CTO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