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유니콘 회사를 꿈꾼다." - 스마트홈 디바이스 스타트업, 리빈 이재준 CEO 인터뷰

리빈(LIVIN)은 스마트홈 디바이스를 개발하는 IoT(사물인터넷) 스타트업입니다. 한국과 미국에서 제품 기획 경험을 갖춘 MIT Sloan MBA 출신 한국인 CEO와 SmartThings(사물인터넷 플랫폼 스타트업)에서 하드웨어 개발을 총괄했던 미국인 CTO로 이루어진 회사입니다. 이 기업의 목표는 IoT 분야에서 새로운 물 관련 시장을 개척하고, 미국 전역에 새로운 샤워 문화를 창조하는 것입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이재준 CEO와 Video Call로 대화하면서 리빈에 대해 들었습니다. 

리빈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아직까지는 IoT 스타트업들이 집중하지 않지만, 이미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리빈을 시작했다. MIT Sloan에서 MBA과정을 마치고 미국에서 일하면서,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 두 번 참가했다. CES는 다음 해에 일어날 기술 트렌드와 다른 회사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있는 좋은 자리로, 2015년에는 IoT와 VR(가상현실)&AR(증강현실)이 대세가 될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많은 IoT 스타트업들이 동일한 시장과 산업 내에서 약간 차별화된 기능으로 경쟁하는 것이 전부였다. 다들 비슷한 일을 하고 있었다. 이미 검증해본 아이디어가 있었고, 다른 기업들이 시도하지 않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싶었다. 그래서 리빈을 시작했다. 

  웨어러블  밴드를 만드는 Misfit에서 파트너십 및 신사업 업무를 총괄하면서, 아웃소싱으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사업이 될 수 있을지 구체화를 해보았다. 사업체(Incorporation)를 세운 것은 작년 말이지만, 사업체를 준비한 기간까지 포함한다면 일 년은 족히 넘었다.

 

스타트업을 하시면서 겪었던 어려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제 막 사업을 시작했기에, 힘들다고 얘기하기엔 너무 이르다. 빠르게 성장하는 미국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느낀 점에 따르면, 내가 필요한 것들과 남이 필요한 것들을 설득해서 주고 받는 과정이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준비가 되어 있다면 설득은 어렵지 않았으나, 내가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인식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경험이 중요한 것 같다. 다양한 방면에서 이것저것을 겪어본 사람들은 어떤 시점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알기 때문이다. 

리빈을 경영하시면서 추구하는 조직 문화가 있는지 궁금해요. 

  아직 정착된 조직 문화가 없기에, 지금 이것을 만들어 가는 단계다. 리빈을 한국과 미국의 조직 문화가 가지는 장점이 섞인 조직으로 만들고 싶다. 처음 미국에서 일을 할 때, 한국의 조직 문화에 대한 실망감이 컸었다. 주고 받는 의사결정이 거의 없이, 윗사람의 의견에 동조되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미국의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실감하면서, 여기가 창의적인 생각을 펼치면서 제대로 일하는 곳이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미국과 달리 한국 조직이 가지는 특징을 눈 여겨 보게 되었다. 실행력이다. 실행력 관점에서는 한국식 조직을 따라갈 만한 조직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스타트업 조직이 가져야 할 특징은 세 가지다. 첫 번째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주고 받는 창의적이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다. 두 번째는 일단 방향이 정해지면 어떤 방법을 동원하든지 다함께 정해진 방향으로 나가가는 실행력이 뒷받침되는 조직 문화다. 세 번째는 경영진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회사가 성장하는 만큼 본인들도 성장하고, 회사가 성공하는 만큼 큰 리턴(Return)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리빈은 이렇게 성장할 것이다. 

리빈이 추구하는 인재상은 무엇인가요?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의 특징은 세 가지다. 첫째는 실력이다.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서는 확고한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 그 다음은 융통성 있는 학습 능력이다. 모르는 분야에 직면하더라도 열린 마음으로 빠르게 배워 나갈 수 있는 사람이다. 세 번째는 뚜렷한 자기 생각을 가진 사람이다. 의사결정을 위한 회의에서 치열하게 토론할 수 있는 능력과, 일단 합의에 이르면 맡은 일을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는 역량이다. 리빈은 이러한 분을 찾고 있다.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이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벤처빌더 회사인 퓨처플레이가 선택한 회사, 리빈이다.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이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벤처빌더 회사인 퓨처플레이가 선택한 회사, 리빈이다.

리빈은 앞으로 어떤 기업으로 성장하게 될까요?

  리빈은 실리콘밸리의 또 다른 유니콘 회사로 성장할 것이다. 한국인이 세운 스타트업이 아니라, 실리콘밸리의 하드웨어 업체 하나로써 성장한 유니콘 회사가 되길 바란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세 가지다. 하나는 글로벌 기업이 되는 것이다. 미국에서 시작해서 전세계로 뻗어가는 그림을 구상하고 있다. 두 번째는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개념을 가진 상품과 서비스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문화를 바꿀 수 있는 기업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 예를 들면, 핏빗(Fitbit)은 자신의 삶을 측정하는 문화를 만들었고, 골프존은  사내 회식 문화를 바꾸었다. 리빈도 사용자의 삶에 밀착되어, 그들의 생활 습관을 개선해낼 것이다. 

 

리빈이 가장 먼저 출시할 제품은 무엇인가요?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으로 사용자를 위한 최적의 샤워 물 온도를 맞추어 주는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홈 디바이스다. 미국의 밸브는 수량 및 수압 조절 기능이 없고 급수 여부와 온도 조절 기능만 갖춘 탓에 수온 조절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작은 리빈 제품 둘을 밸브와 샤워 헤드에 간단하게 장착하면 곧바로 사용할 수 있다. 이 두 개가 무선으로 통신하면서 사용자가 선호하는 최적의 온도를 찾아 맞춰준다. 

  리빈이 샤워 헤드 자체를 만들지 않는 이유는 이미 많은 미국인들이 각자의 입맛에 맞춘 DIY(Do It Yourself) 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샤워 헤드가 정답이라면서 제공하기보다는, 기존 샤워 헤드를 사용하면서도 리빈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려고 한다. 

리빈 본사를 미국에 세운 이유는 무엇인가요?

  미국에 법인을 세우는 것은 돈만 있으면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미국에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역량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2500억원 이상의 성공적인 엑싯(Exit)을 이룬 하드웨어 스타트업에서 직접적인 사업 및 개발 경험을 쌓은 리더십 레벨이 뜻을 모아 창업하였기에, 리빈은 미국에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기본 역량을 갖추고 있다. 이에 더해 리빈이 출시하려는 제품의 특징과 관련지으면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이 상품이 미국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샤워 밸브에 불편함이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미국에는 샤워 밸브나 샤워 헤드를 바꾸는 DIY 문화가 만든 시장이 상당히 크게 형성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에는 이러한 문화가 없지만, 미국의 이 시장에서는 선도 기업의 연 매출이 3조를 육박할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리빈이 물 관련 시장에 진입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시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미국 가정의 평균 공과금에서 물 관련 비용이 70%를 차지한다는 사실이다. 물 관련 비용을 절감하는 기능이 만드는 시장 잠재력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다른 하나는 미국에서 샤워 온도의 부정확성이 야기하는 영유아 화상 사고가 많았다는 점이다. 아이를 키우는 모든 부모가 잠재 고객인 셈이다. 

리빈이 초기 시장에 확보한 후에 어떤 시장까지 진출할지 궁금해요. 

  초기 제품을 시작으로, 집 안에서의 물 관련 분야로 넓혀갈 생각이다. 지금 IoT 기업들의 모습을 보면, 한 영역에서 특징을 보이는 스타트업들이 이와 관련된 다른 시장으로 진출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가령 어거스트(August)는 스마트 도어락을 출시한 후에, 스마트 초인종을 개발하면서 출입문을 중심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리빈 역시 스마트 샤워 밸브를 시작으로, 물과 관련된 화장실이나 주방으로 영역을 넓혀 가려고 한다. 혹은 동일한 제품으로 B2C에서 B2B로 넘어갈 수도 있다. 건설사들과 협력하여 리빈 제품이 아파트 시공에 포함되면, 하드웨어가 수집한 정보들로 플랫폼 서비스를 더 수월하게 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창업을 생각하는 카이스트 학생들을 위한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금 구상하는 아이디어가 구체적인 문제나 고민을 해결할 사업인지, 아니면 단순히 사업을 경험해보고 싶어서 하는 사업인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본인이 정말로 이것을 필요로 하는지 돌이켜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대학교 3학년 때 했던 사업을 떠올려보면, 사업을 대하는 자세가 옳지 못했다. 결국 남는 것도 없이 매우 힘든 과정을 겪었다. 그 당시엔 어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생각보단, 누군가의 금전적 지원과 이사나 대표이사같은 직함에 이끌려서 막연하게 시작했기 때문이다. 창업을 준비하는 카이스트 학생이라면, 체계적으로 준비해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시작하기를 바란다.  

취재 및 기사 작성: Press Team 김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