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인터뷰] 개인화 음악 추천 서비스의 새로운 패러다임 - Buzzmusiq(버즈뮤직)

버즈뮤직(Buzzmusiq)은 인공지능 기반 음악추천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으로, 2016년 12월부터 엑셀러레이터, 네이버 D2 스타트업 팩토리(이하 네이버 D2SF)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기존 곡 추천 서비스와 달리 버즈뮤직은 스마트폰의 다양한 센서 등으로 사용자의 현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그에 어울리는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KE 인터뷰 팀을 통해 버즈뮤직의 이정석 대표님을 만나 창업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Q. 현재 회사를 창업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전 원래 음악을 했어요. 가수 겸 작곡가로 활동했었는데, 그게 잘 안 풀려서 다른 길로 가야 되겠다는 걸 깨달았죠. 그래서 이후에 데브시스터즈의 창업 멤버로 있다가 군대 문제로 올라웍스라는 회사에 들어가 병특을 했어요. 그러던 중에 올라웍스가 인텔로 인수되었고, 그 곳 미국 본사에서 일하다가 2016년에 지금의 버즈뮤직으로 창업을 했죠.

*올라웍스(Olaworks) : 인텔에  인수된 국내 AR 전문 벤쳐 기업

Q. 현재 음악 추천 서비스를 창업하셨는데, 그런 서비스를 떠올리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사실 상황이 달라질 때마다 사람이 듣고 싶은 음악이 다르잖아요. 운동할 때는 빠른 비트의 노래를 듣고 싶고, 일할 때는 가사가 신경 쓰이니깐 배경음악을 듣곤 하고. 근데 문제는 기존의 앱은 상황별로 내가 무엇을 듣고 싶은지를 입력해줘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앱을 그냥 켜고 플레이버튼을 누르면 내가 원하는 음악이 나오면 좋겠다’, 이것이 처음 제 생각이었죠.

Q. 음악 추천 서비스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현하셨나요?

저희 처음 아이디어는 개인화된 라디오였어요. 내 음악취향의 스펙트럼에서, 주어진 각 상황에 듣고싶을만한 취향을 파악하는 것, 이 점이 핵심인데 사실 이 문제가 쉽지않은게, 우리는 사람인지라 만약 연인과 헤어져서 슬픈 상황을 가정해보면, 어떨 때는 신나는 노래로 기분을 전환하고 싶고 또 어떨 때는 정말 슬픈 노래 틀어놓고 울어버리고 싶거든요. 그래서 유저에게 조금이라도 인풋을 얻어야하는데, "키워드로 기분을 설명하라거나, 맘에 드는 아티스트나 곡을 골라봐, 혹은 다른 사람들은 너같은 상황에 이런거 듣더라”가 기존의 접근 방식이라면 저희는 좀 더 직관적으로 “몇 개 들려줄테니 좋은지 싫은지 알려줘.”로 해보기로 했어요. 각 유저가 주로 듣는 음악 스타일을 일정 기준으로 그룹으로 묶은 다음, 각 그룹에서 한 곡씩 대표 곡을 뽑아 직접 유저에게 들어보도록 한 뒤 5초 내에 like또는 dislike를 스와이프로 선택하도록 했어요. 그리고 유저가 오토파일럿이라는 스위치를 실행하면, 그 피드백을 기반으로 다음에 나올 곡을 무한 추천해주는 형태였죠.

그런데 이렇게 알고리즘으로 추천 곡들을 그냥 쭉 제공해 버리니 사람들이 느끼는 감흥이 줄어드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이 부분에 있어서 약간 피봇팅(Pivoting)을 하게 됐죠. 사람들에게 플레이리스트는 직접 만들게 하되, 어떤 곡을 다음에 넣으면 좋을지 제안을 하고, 듣고 고르게 하는 거죠. 즉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주체가 Human-Assisted algorithm에서 Algorithm-Assisted human꼴로 바뀐 거죠. 그리고 이 빌드를 올해 3월에 미국에서 테스트하고 게시하려고 해요.

*피봇팅(Pivoting) : 기존 사업 아이템을 버리고 방향을 전환하는 것

Q. 서비스 출시를 국내가 아닌 미국으로 정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사실 치명적인 문제가 하나 있어요. 현재 저희 서비스는 Spotify의 음악 API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데 이게 국내에서 서비스가 안 된다는 거죠.

   두 번째로는 약간 문화의 차이라고 볼 수 있어요. 한국 문화의 특징 중 하나가 대세를 따르는 거에요. 많은 사람들이 음악적 취향이 분명하지 않은 채 단순히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TOP 100 노래들을 듣곤 하죠. 음악적인 부분에 있어서 미국 문화는 이와 정반대라고 볼 수 있어요. 사람들의 출신이 제각기 다르기 때문에 음악적인 취향도 확고하게 나누어진 편이에요. 그렇기에 저희 서비스 출시는 미국에서 약간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있죠.

*Spotify : 디지털 음악 제공 사이트로 음악 API를 오픈 소스로 공개함

Q. 네이버 D2SF와는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저희가 처음 투자 받은 곳이 퓨처플레이였는데, 퓨처플레이 관계자를 통해서 D2SF에 연결받게 되었죠. 창업할 때는 네트워크가 굉장히 중요한 게, 예전에 일했던 사람들이 VC를 하고 있다고 하면 쉽게 연이 닿기 때문이죠. 처음 투자 받은 퓨처플레이도 그 곳 대표가 제가 올라웍스에서 일하던 당시에 업무를 보고하던 매니저였어요.

Q. 현재 회사의 팀빌딩은 어떻게 하셨나요?

   같이 일하는 엔지니어 분들은 한 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올라웍스 또는 인텔에서 같이 일했던 분들이에요. 나머지 한 분은 제가 논문을 찾아보다가 딥러닝으로 음악 추천하는 것을 주제로 박사과정으로 연구 하시길래 직접 연락해서 같이 일하게 된 케이스에요.

Q. 대표님의 창업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스타트업의 좋은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스타트업이 대기업과 다른 점은 구성원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가 유동적으로 바뀐다는 거에요. 대기업과 같이 조직이 커지면 역할이 명확해야 하고, 누가 이것을 책임지고 어떻게 분담할 지가 명확해지죠. 반대로 스타트업에서는 개발자가 개발을 하다가 기획에 참여할 수도, 혹은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하다가 기획에 참여할 수도 있는 거죠. 저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였어요. 제가 처음 데브시스터즈에 들어갔을 때는 배경음악을 만들고, 블로그 아티클을 쓰는 게 전부였죠. 근데 기획자들이 하는 게 재미있어 보여서 옆에 붙어서 아이디어도 내보고, 기획서도 만들고 하다 보니 결국 데브시스터즈를 나올 즈음에는 프로덕트 매니저(Product Manager) 겸 UX 디자인을 맡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부분에 비추어 봤을 때, 이 역할 저 역할 체험해볼 수 있는 거는 스타트업만의 장점인 것 같네요.

 버즈뮤직의 이정석 대표님과 KE 기자들

버즈뮤직의 이정석 대표님과 KE 기자들

Q. 창업을 하시면서 대표님께서 추구하시는 조직 문화가 있을까요?

  제 개인적인 성향이 세세히 관리하거나 나이에 따른 위계질서 같은 걸 선호하지 않아요. 그래서 내부팀원들끼리는 아무도 ‘대표’ 이런 직책/직급 말고 서로 그냥 닉네임만 부르고 Jira같이 프로세스 관리하는 툴로 아이템을 관리하는 것 말고는 특별히 정해진 보고서 같은 양식도 없어요. 중단기 목표와 방향성을 설명하고, 궁금한 점은 계속 질문하도록 유도해요. 그래서 보통 지시 보다는 질의응답을 많이 하고 결론이 ‘그럼 이런 걸 이때까지 시도해볼게요’로 나도록 유도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자율성을 굉장히 중시해요. 관리의 대상은 아이템이지 사람이 아니라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목표와 타임라인을 같이 정하고나면, 개개인이 자신의 경험과 전문성을 발휘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적극적으로 찾아서 실행하고 공유하는 문화를 추구합니다.

Q. 마지막으로 창업을 꿈꾸는 카이스트 학생들에게 조언하실 말이 있으신가요?

  첫 번째로, 저는 학생들이 자기 자신을 자신만의 틀에 가두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처음 올라웍스에서 일할 때는 크리에이터에 가까웠고, 저도 물론 그 쪽에 어울린다고 생각했죠. 그러다 우연히 대표님의 추천으로 인텔과의 협업 프로젝트에서 테크니컬 프로젝트 직책을 맡게 되었어요. 그 자리에서 두세 달 고생하고 나니 매니지먼트를 어떻게 하는지 알게 되었고, 저에게 그 쪽 재능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죠. 그 때 처음 생각한 게 어떤 때는 내가 아는 나보다 다른 사람이 보는 내가 더 정확할 수도 있겠다는 거였죠. 그래서 저는 카이스트 학생들이 스스로 정한 틀에서 벗어나서 기회가 오면 잡을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되면 좋겠어요.

그리고 두 번째로 창업을 꿈꾼다면, 내가 왜 창업을 하고 싶은지를 스스로 돌아봤으면 좋겠어요. 저 같은 경우는, 음악 추천 서비스를 만들고 싶은데 이런 비전을 실현시킬 수 있는 수단이 창업 말고는 없기 때문에 창업을 선택한 거거든요. 즉, 창업 자체가 궁극적인 목표가 아니라 창업이 제 비전을 실현시키기 위한 툴로 사용된 것이죠. 다른 말로는 여러분들이 뭔가를 하고 싶은데 창업이 최선인 경우, 그럴 때 그 비전을 위해 창업을 하는 것이 고된 여정을 버티게 해주는 힘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마지막으로, 버즈뮤직과 제품이 궁금하거나 함께 일하고 싶은 분들은 j.lee@buzzmusiq.com 으로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인터뷰 : 강민주, 김두영, 서동진, 고지훈

기사 : 박상민